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말은
읏음이라는 말이다
나비가 생겨나던 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. 나비 가운데 하나는 영원히 죽지 않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몸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이예요. 그 나비는 날개도 없었고 더듬이도 없었고 마치 꽃인 양 대기 속을 펄펄 날아 다니는 다른 나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전혀 지니지 않았어요.
그는 단순히 보이지 않은 채로 살았답니다.
처음에 그 나비는 이 사실올 몰랐올뿐더러 다른 나비들과 마찬가지로 바람결에 몸올 맡겨 이리저리 날아다니기도 하고 꽃 위에 앉아 자신의 자태 때문에 꽃이 더 아름다워지리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.
그렇지만 어느날 그는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. 아무도 자기를 주의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예요. 사실 그 나비는 아주 조심조심 주의를 살피고 어떤 때는 꽃 위에 그냥 앉아 있기만 했는데도 다른 나비들이 와서 자기에게 부딪히는게 아니겠어요. 그런데도 다른 나비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. 당연한 일이지만, 그리고 그 나비는 전혀 깨닫지 못했지만 다른 나비들은 그 나비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예요.
드디어 그 나비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. 물론 더 일찍 그 사실을 알 수도 있었겠지요. 자신이 봐도 자기 몸이 보이지 않았을 테니까요.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전혀 마음을 흔들어 놓지 못했어요. 그 나비는 “내 아름다움이 다 른 이들 눈에 영롱하게 비칠 때 정작 나는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을거야” 라고 생각했어요.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.
그러나 아무에게도 자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 되자 그 나비는 몹시 슬퍼했어요. 그래서 그 나비는 만물을 만드신 창조주께 먼길을 날아가 자기의 처지를 비통 하게 하소연했답니다.
창조주께서는 그 보이지 않는 나비를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심사숙고한 후 마침내 이렇게 말했어요: “ 이해가 간다. 그렇지만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어떻하겠니? 내가 널 위해 줄 수 있는 거라곤 아무 것도 없단다. 게다가 네가 몸을 지니고 날개와 더듬이 그리고 다른 나비 들이 지닌 모든걸 가지게 되면 다른 모든 이들처럼 너도 죽어야 돼. 그래도 좋으니?”
“ 좋아요” 라고 그 보이지 않는 나비가 말했어요. “내 가 살아있는 동안 다른 이들과 즐겁게 지낼수만 있다면요. 그땐 마지막에 가서 죽어도 상관없어요.”
하지만 창조주께서는 무척 당황스러웠어요. 이런 일은 처음이었으니까요. 그는 오랫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 드디어 이렇게 말했어요. “ 그래. 네 소원을 들어주마. 너는 지금부 터 보이게 되겠지만 죽지는 않을거야. 왜냐하면 네게 어떤 몸도 주지 않을테니까. 이제 사람 들에게 가서 그들의 읏음이 되어라.”
Dieter J Baumgart
Übertragen in Koreanisch: 성베네딕도희 왜관 대수도원
Waegwan Abtei, Südkorea